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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테일이 많아 살아있지만 너무 많이 살아있어서 가끔은 보는 거 자체가 피곤했던 영화.
Fedex직원인 주인공 척 놀랜드는 그 택배기업의 고위급 직원으로써 택배전용 비행기에 자주 오르면서 말이 안통하는 국가에서 일을 합니다. 그러다 가끔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 집에서 같이 가족들과 식사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 때처럼 여자친구 집에서 다시 해외지사로 가려고 택배전용 비행기에 탑승했던 척에게 비행기 사고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척은 무인도에서 꽤 오랜 시간 홀로 지내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약 4~5년 정도의 시간을 지낸 척은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죽더라도 집으로 가는 도전을 하고 결국 성공해냅니다.
이 영화는 2부분에서 중요한 점이 있는데, 바로 무인도에 혼자 있을 때의 사람의 모습과 심리가 첫번째 중요한 부분이고, 나머지 한 부분은 집으로 돌아와서의 그가 겪은 많은 사건들이 2번째 중요한 부분입니다. 충분히 공감이 갈 만하게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딱 저 시간 끄는 카메라기법을 죽이고 너무 무겁게만 가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 같은데, 그 두가지 때문에 루즈해서 추천은 합니다만, 제 인생 영화는 아니라는 점을 알립니다.
2. 나 홀로 잇몸 질환은..정말 답이 없습니다.
전 그냥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질환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진짜 사람은 홀로 못 산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초반에 우편물 따라 움직이는 카메라 기법이 참 참신해서 좋습니다. 그리고 이게 대박입니다. Fedex 광고 제대로입니다. 광고를 할거면 저렇게 해야죠, 확실하게.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바다 사이 불 표현이 아주 좋습니다. 저 당시는 물에 불이 붙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어떻게 저 생각을 했는지, 저건 직접 보지 않은 이상 알 수 없는 건데,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넋을 보는 아름다움을 표현 장면이 참 많습니다. 아무래도 무인도고 하니까 주인공 아니면 배경을 주로 비췄기 때문에 그런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참 그냥 평온합니다. 일부러 주인공도 말을 잘 안하는 케릭터기도 하고 억지로 말을 하려고 하는 모습도 없어서 보는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중간에 주인공 척이 꽤 높은 바위를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위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넌지시 알려주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사실 저래야 상황파악이 되고 더 멀리 볼 수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보는 아름다움이 있는 만큼 보는 두려움도 있는데, 폭풍우가 몰아칠 때 저 비바람 치는 모습은 정말 가끔 다큐나 베어 그릴스 아저씨나 했던 장면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폭풍우가 몰아치면 지금 당장도 무섭고 불은 당연히 꺼지고 다음날 되어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니 많이 무섭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이 영화는 디테일이 꽤 많이 살아있습니다. 조금 이따가 말씀드리겠지만 디테일이 과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하면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바로 윌슨!
네, 맞습니다. 척이 피구공에 묻은 자신의 피로 그림을 그려 친구를 만든 것이지요. 저는 이미 이 장면을 알고 있고 너무도 유명했기 때문에 얼마나 외로움에 사무쳤으면 저걸 그려서 얘길한걸까 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그런 사무침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폭주하다가 피 묻은 손바닥이 마침 피구공을 던졌고 나중에 보니 그 피구공에 묻은 핏자국이 사람얼굴같아 대화를 시도, 그리고 계속 이어질 뿐이었습니다.
정말 그냥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아니 혼잣말을 하지만 그게 그렇다고 조울증처럼 뭔가 일어나지도 않아서 저는 평이한 느낌이라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데, 저는 이 대사를 하는 척을 보면서 예전에 정리했던 제 생각과 너무 일치해서 약간 제 머리를 비춰본 거 같아 놀랐습니다.
"난 내가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알아, 난 계속 숨을 쉬어야 해
왜냐하면 내일, 해는 떠오르니까
누가 알겠어, 조류가 무엇을 가져다 줄지 말이야?"
어떤 분들은 그저 뭐하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이런 생각을 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대사를 보는 순간, 제가 생각해왔던 사람의 사는 이유를 정확히 꿰뚫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때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숨만 쉬다가 배고프면 밥먹고 배부르면 자고 일어나서 영상이나 보다가 배고프면 뭐라도 먹고 뭔가 찬 느낌이면 배변활동을 하고, 그런 식으로 아무 의미없이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한 3개월 이상이요. 근데 그러면서 느꼈던 것은 정말 우리집 고양이와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죠.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계속 나락으로 떨어지는 생활을 했습니다. 정말 인간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고 이럴거면 그냥 죽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분명 제가 지 스스로 점점 나락을 빠뜨린 건데도 그당시 저는 아니 다른 사람이라도 본인은 모를겁니다. 그러다 문뜩 어느날 컨디션이 좋은 날이 있었습니다. 뛰어서 땀을 내고 싶었고 뭐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날 몸에 나쁘다는 음식은 하나도 입에 대지도 않았고 땀을 내어 집에 와서 씻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 뒤였습니다. 이렇게 개운하고 뭔가를 막 할 수 있을 거 같고 그랬는데 정작 제 앞에 보이는 관경은 그저 제가 다시 누워서 뒹굴거릴 수 있는 침대와 제가 켜서 사용해주길 바라는 스마트폰 뿐이었습니다. 지금 이 감정을 함께 해서 뭔가 이뤄낼 아무런 것도 당시 제가 보이는 시야에선 없었죠. 그리고는 다시 누웠습니다. 그리고는 또다시 나락으로 빠졌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이건 인간이 아니야. 정말 개, 돼지야. 그리고 이건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아. 난 느려. 하지만 이 상황과 이런 마음가짐을 조금이라도 버리기 위해선, 내가 내 스스로 조금씩 움직이여야 해. 그러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이 생각으로 조금씩 움직였고 결국 정말 일이란 게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움직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많아보일 뿐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네, 또 똑같이 생활했습니다. 그러나 하나 바뀐 게 있었죠. 이 변화는 나만이 할 수 있고, 이 변화를 당장이 아니어도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 해. 그리곤 계속 생각해야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내가 인간으로써도 인정을 받고 내 느림도 이해할 수 있는 속도가 나올지. 딱 이런 생각으로 조금씩 느리지만 진행해왔고 지금도 다시 충분히 그 상황으로 갈 순 있지만, 저는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조금씩 움직일 거 같습니다. 왜냐면 전 개, 돼지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을 제 스스로 알았거든요.
3. 호흡이 깁니다. 아니, 호흡이 길어도 너무 깁니다.
한 장면에서 분위기를 내겠다고 시간을 끄는 게 너무 길어서, 저는 심지어 '한숨 자고 다시 봐야겠다'라고 해서 한숨 자고 봤는데 다시 졸려서 한 2분도 안되서 다시 그냥 잤습니다.
전체 영화 상영시간이 2시간 24분인데, 끄는 부분만 줄였어도 한 2~30분은 줄었을 거 같습니다.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탈출, 낙하 준비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근데 정말 놀라운 건 주인공이 거의 기장급의 속도와 순서도를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이미 추락할 것을 알고 있었단 정도로 말이죠. 이 부분은 정말 이 영화가 많은 디테일을 살렸지만 이 부분은 크게 디테일을 놓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추락해서 어두운 바다에서 그가 겨우 목숨만 붙어 살아남았고 피곤하여 점점 시야가 사라지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도 정말 엄청 질질 끌기도 했고, 어두운 바다라서 그냥 까만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정도로 나눠지는데 그 장면을 언제 끝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이 불편할 정도로 질질 끌고 오래도록 나왔던 부분이 영화가 잘못된 거 아닌가하고 생각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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