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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이 낡아보이면서 이름부터 쌈마이하면서 맛있어 보이는 집을 찾았습니다.
고급아바이순대 !!
밖에서 보기에도 허름해 보이니, 뭔가 자기만의 색깔이 강해보였는데
들어가보니 식탁이 총 4~5개 정도였고
그것도 반은 좌식 식탁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느낌이 고수의 느낌이 나니, 한 번 맛있게 먹어봐야겠습니다.
원래는 11,000원 정식을 시키려고 했는데
옆 테이블에서 2분이서 술도 한 잔 곁들이시면서
돼지부속과 순대를 드시기에
저도 그냥 모듬순대 大자를 시켰습니다.
가격은 18,000원으로
小자보다 2,000원 가량 더 비쌉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어때 보이시나요? 양이 18,000원 치고 적어보이시나요?
전 걱정했다가 먹으면서 '정말 내가 너무 과욕을 부렸구나' 하면서 꽤 오랜시간동안 다 먹었습니다.
아, 그리고 모듬순대 시키시면 밥은 따로 안나온다고 하니
순대랑 부속만 먹기 심심하신 분들은 1,000원 추가하셔서 저처럼 꼭 모든 걸 함께 즐기시길 바래요~
먼저 순대부터 먹어보겠습니다. 와..맛이 정말 특별합니다. 순대를 먹는 느낌보다 건강해지는 잡곡밥을 먹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물이 아닙니다. 뭔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오곡을 쪄서 색갈도 적갈색으로 먹음직스러우면서도 몸에 좋은 느낌이 물씬 납니다. 처음엔 먹으면서 뭐지? 하면서 놀라고 두번째는 무슨 좋은 재료들이 들어있나 구경하면서 놀라고, 세번째는 이런 건강한 재료와 순대와의 만남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내공에 놀랍니다. 진짜로 여긴 다 빼고 이 순대를 먹기 위해서도 따로 올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어떤 아저씨께서 왕순대랑 모듬순대 중 왕순대만 포장주문하고 가셨는데, 왜 그런지 이유를 알게 해주는 순대였습니다. 그냥 순대라는 인식을 벗어나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 맛을 표현 안했군요. 막 자기만의 고유한 맛이 난다기보다는 삼삼하고 두께가 꽤 큰 순대인데 식감이 뭉개지고 건강한 느낌이 정말 물씬드는 맛이었습니다. 신기했고 기존의 순대라고만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찾아가서 순대란 이런 변신도 가능하다라는 것을 소개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곤 다음타자는 순대 옆에 있는 돼지부속입니다. 섞여있는 것을 대강 모양 비슷한 것끼리 묶어보니 약 3~4가지 정도의 돼지부속을 쓰는 거 같았습니다. 약간 네모나게 생긴 염통같은 것은 그냥마냥 먹기 괜찮으면서 정말 기름이 사이사이 많이 끼여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돼지 막창이 있습니다. 이건 다 알다시피 그냥 지방입니다. 돼지내음을 한가득 안고 있는 지방덩어리라서 소스에 따라 맛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곤 정말 제가 최후로 먹게 만들었던 꼬불꼬불한 내장, 이 꼬불꼬불한 내장 안쪽에 가끔 잘 씻기지 않은 부분같이 까만 것들이 있는데 그걸 씹으면 역할 정도로 돼지 냄새가 많이 납니다. 마지막은 한 2~3점 밖에 안나와서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사라져서 기억은 안납니다.
이젠 탕을 한 번 맛보고 얘기해드리겠습니다.
이 탕이 맛이 참 신기했습니다. 정말 지금까지는 순대!!! 돼지!!! 막 이랬었는데 사이드로 나온 뜨거운 탕은 정말이지 돼지의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 맑고 뽀했습니다. 맛도 기름기가 거의 없는 거 같은 맛이 났습니다.
전 원래 이렇게 깔끔한 맛을 좋아하긴 하는데, '그래도 다대기를 넣으면 어떨까?' 싶어 국물을 덜어내어 다대기를 풀었는데 이 또한 맛이 정말 괜찮았습니다. 딱 적당한 매콤함과 조화라서 여기는 그냥 국밥시켜서 다대기 풀어서도 먹을만 하겠구나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근데 여러분
아시죠?
저는 무조건 어느 식당이건 어느 메뉴건 식어서도 리뷰를 진행하는 거?
순대나 돼지부속 쪽은 식어도 맛이 비슷하고 조금 돼지내음이 덜해서 나쁘지 않았는데
이놈의 탕이 좀 신기했습니다.
식으니 약간 새콤새콤한 맛이 났습니다. 먹으면서 신기해서 사장님께 시큼한 맛은 어떤 재료를 쓰신거냐고 물었더니, 사장님께서 시큼한 맛이 날 이유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 혀가 이상한가 싶어 다시 먹어보고 물로 행구고 다시 먹었는데도 맛이 여전히 시큼한 맛이 났습니다.
결국,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건데 그날 들어간 파가 좀 눅눅해진 게 쓰인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탕에는 파와 돼지부속 조금정도밖엔 들어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사실, 전 괜찮았습니다. 이게 질이 나쁜 파를 썼네의 느낌이 아니라 왜 돼지국에 시큼한 맛을 추가했으며 그 조화가 나쁘지 않은데 의도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맛과 조화였기 때문에 저는 다음에도 갈 거 같고, 지인이 길동역쪽에서 만나자면 여길 가자고 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야 봤는데
TV프로그램 생활의 달*에도 출연했던 집이라 좀 놀랐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정도까지일까?..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지인분들께 한번쯤은 소개는 해주고 싶은 집이기에 솔직 리뷰는 이쯤에서 멈추겠습니다.
진수를 알고 싶다면
왕순대 大자를, 여러 풍미를 느끼고 싶다면 모듬순대 大자를 꼭 시켜드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이곳의 맛을 최대한 누릴 수 있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여기 들어가실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요즘 생각하는 육류를 취급하지만 깔끔한 느낌과는 정말 거리가 멉니다.
정말 입장하자마자 돼지에게 코를 한 대 얻어맞으니
'오늘 한번 작정하고 돼지에게 치이고 싶다!' 거나 지인이 오는데 돼지에게 아주 한번 시달려봐라 할 때는 꼭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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