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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네, 맞습니다. 원피스 핸콕 아닙니다. 동명이인일 뿐이죠.
윌 스미스가 주연이고, SF 히어로물인데 90 몇분짜리 영화여서 눈길이 확 끌렸습니다.
사실 히어로물을 극혐하거든요. 뭔가 공감도 잘 안가고 실제 저에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강해서요.
근데 이 영화, 생각보다 초반부 잘 만들었습니다. 카메라 기법이나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꽤 직설적이고 의미가 확실해서 좋습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아니 어느 순간부터 탁...아쉬운 부분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먼저, 줄거리를 짧게 요약하겠습니다.
오늘도 똑같이 범죄가 발생하는 하루입니다. 범죄자들은 경찰을 피해 역시나 쫓겨다니고 경찰들은 최선을 다하지만 인력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생각보다 꽤 많은 부분들을 소비하죠. 화면이 전환되고 어느 노숙자가 길거리 의자 위에서 자고 있습니다. 어린 꼬마 아이가 주변 TV를 가르치면서 '바보같이 누워 퍼질러 자지 말고 빨리 도우러 가라고 말합니다.' 짜증을 내면서 일어나는 핸콕 그리고는 디딤발을 밝아서 날아오릅니다. 핸콕이 나타나자 순식간에 범죄는 처리가 되지만 그러면서 발생하는 일들이 아주 골치 아픕니다. 범죄자만 잡아넣었지, 도로 파괴나 건물 파괴, 다른 물질적인 피해들이 훨씬 더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핸콕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고 골치덩어리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출도 무슨 어린아이가 좋은 일 했는데 칭찬 안해주니까 화가 쌓인 것처럼 나옵니다.
장면이 전환되고 어느 마케터가 지하철로 사이에 차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 마케터는 뒤로 가려고 빵빵 거리기도 하고 후진도 하지만 워낙 차가 많아 박아도 뒤로 물러나질 않고 앞도 막혀있어 어찌할 수 없이 그저 열차가 오면 박게 되는 꼴이 연출되죠. 그때 핸콕이 나타나 그 사람을 구한다치고는 열차를 몸으로 막습니다. 그 마케터는 살았지만 열차는 박살이 나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연쇄작용은 사람 한 명 하늘나라로 가는 것보다 훨씬 큰 대가를 지불하죠. 여기서 사람들은 핸콕을 보며, 차를 하늘로 해서 다른 곳으로 보내던가 사람만 구하면 됐지, 왜 애꿎은 경기를 망치냐고 뭐라 합니다. 사람을 구해도 욕을 먹는 핸콕.
이때 그 마케터는 핸콕을 지지합니다. 사람을 구했으니 된 거 아니냐고요. 그럼에도 욕을 듣는 핸콕은 그 마케터를 들고 현장을 빠져나갑니다. 마케터의 집에 도착한 핸콕은 그를 돌려보내주고, 그냥 떠나려고 하지만 마케터는 생명의 은인이라며 자신의 일이 마케터니까 그를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핸콕은 거절하지만, 생명의 은인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며 끝끝내 도와주겠다는 마케터. 그의 끈질긴 설득 끝에 핸콕은 설득당하고 마케터 말대로 따라서 자신도 사랑받는 히어로의 모습을 꿈꿉니다.
일단 먼저 지금까지의 모든 일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교도소로 들어가라는 마케터.. 핸콕은 이게 마케팅이 맞는지 자신의 안티인지 생각하지만 그 마케터는 이렇게 교도소에 들어가서 범죄가 많아져야 사람들이 핸콕을 찾고 그렇게 될 때 딱 나와서 사람들을 도와야만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사람들 구한 건 둘째치고 지금까지의 많은 경제적 손실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교도소에 들어가는 핸콕은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마케터는 지속적으로 그를 찾아가 멘탈을 관리해줍니다. 그동안 역시 마케터의 예상답게 세상은 범죄자로 들끓었고, 특별사면으로 이 범죄자들을 소탕하며 영웅의 입지를 다지는 핸콕.
그런 그가 이상하게 마케터의 아내를 볼 때마다 아름답다고 느끼고 급기야 마케터가 잠시 딴 곳에 가 있는 틈에 유부녀에게 작업을 거는데!
갑자기 화면이 까맣게 되고 핸콕이 집 밖으로 저멀리 날라가 있습니다. 알고보니 마케터의 아내도 엄청난 힘을 가진 수퍼히어로였던 것!!
이 때부터 꼬입니다. 핸콕은 아내를 협박해 그녀의 존재를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그걸 제지하기 위해 핸콕과 싸우던 그녀는 사실은 자신이 핸콕의 아내였고, 히어로끼리 사랑을 하면 약해져 결국 죽는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과연 이 이후 핸콕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그리고 히어로물이라서 악당이 나와야 하는데 과연 악당은 누구일까요??
2. 말 안듣는 어린아이 다루는 거 같습니다.
사회성에 대한 얘기같은 느낌입니다. 예시로 몸만 큰 어린아이 핸콕? 이런 느낌의 영화라서 어른이든 어린아이든 감정을 돌봐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 중에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첫 장면에서 총격전과 잠자고 있는 주정뱅이 핸콕 대비시키는 카메라 효과가 아주 좋습니다.
오묘합니다. PR전문가의 아내가 핸콕의 미래보단 지금 그 사람을 가르치는 PR전문가를 실망시키지 말라는 부분이 말이죠. 영화가 다 끝난 후에야 알았지만 PR전문가의 아내는 정말 여러 생각에서 이 말을 한 듯 싶습니다.
감옥 안에서 날아오르는 독수리 그림을 그려놓은 핸콕. 이런 장면을 연출한 게 참 좋습니다. 이제 날아오를 시간이야!! 를 알리는 핸콕의 마음을 대변한 장면입니다.
처음엔 어린아이인 듯 했는데 조금 보다보니 사회를 하나씩 배워가는 19~20세 성인 같습니다. 분명 생각은 좀 있는데 나쁜 소리 듣기 싫어하고 참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하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딱 저런 시기의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저기서 적당히 자기만의 표현법으로 평생 사는 사람이 있고, TPO를 적절히 봐가며 세상을 순조롭고 지혜롭게 사는 사람으로 나뉘게 됩니다. 꼭 모두들 후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핸콕이 나이를 먹지 않는 설정은 우리가 수퍼히어로를 생각할 때 흔히 할 수 있는 생각이어서, 그 부분은 찝어준 건 괜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설마 마케터의 아내가 그럴 줄이야. 전개가 정말 뜨악질 입니다!
놀랍지만 분명 좋은 전개라곤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입으로 나불나불 알게된 사실, "원래는 핸콕과 자신은 한쌍이었다. 이런 수퍼히어로 서로 사랑을 해서 약해져 인간같이 부부들은 모두 죽는다. 운명은 없다.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등의 내용이 쭉 열거됩니다.
전체적인 전개는 좋은데, 이상한 컨셉 하나 넣어서 가까이 있으니 초능력이 없어지고 있다. 인간같이 약해지고 하는 게 정말 이상한 설정입니다. 이거 말고 다른 걸로 전개했다면 지금까지의 좋았던 전개를 망치다니..정말 극혐입니다.
후반부에서도 쭉 든 생각이 "봐봐, 아구는 맞아. 전개는 좋다는거야. 근데 저놈의 이상한 컨셉 하나에 영화가 저렇게 되다니..."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습니다.
또, 마지막 장면에서 핸콕이나 아내는 한명이 죽었어야 했는데...에이씨 정말 화딱지가 났습니다. 뒷마무리가 참 안습이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초반부 보면서는 거의 '내가 찾던 영화다!'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전개나 디테일들이 좋았는데 아내가 수퍼히어로일 때부터 그 컨셉을 살리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더니 급기야 마지막에 악당에게도 나약해진 핸콕이 총상을 입었음에도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아내 또한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게...말로 다 표현 못할 정도로 아쉬웠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다신 보지 않겠습니다. 보면 정말 기대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화가 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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