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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심장 벌렁거리면서도 그 짜릿함으로 하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by 드충이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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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때 너무 빠져서

주말에 집에 어머니랑 형도 있는데도, 그분들의 볼거리는 안중에도 없이

나의 시즌2 롤드컵 결승전을 보기 위해 TV를 독점했던 경험이 있는

그래서 다시 생각해도 불효막심했던 한때를 지내서 정말 미안했던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에 대해서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이 게임을 알게된 것은 역시나

PC방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RPG나 FPS, 스타, 워크3 등에 빠져 있던 시기에 몇몇의 소수만 영어판 롤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영어판을 가면 ping 이라고 해서 통신 자체가 엄청 차이나기 때문에 서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함에도 불구하고 몇몇만은 주구장창 롤 을 즐기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번 보다가 드디어 한국판이 나온다고 했을 때 그냥 뭐 파오캐 같은 게임의 아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당시 축구게임을 즐기다보니 별 관심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PC방 대부분이 많이 즐기기도 하고 가끔 친구들과 PC방을 가면 다들 롤 이라는 게임을 하냐면서, 친목도모를 하기에 그냥 뭘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해봅니다.

 

첫번째 케릭으로, 볼베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스킬도 잘 모르고, 잘 못해서 욕먹고 해서

탑에서 볼리베어 를 하면서 엄청 털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몇번 더 해보자는 생각이 '봇전' 이라고 해서 AI와 싸우는 게 있는데

그런 전투에서도 엄청 많이 죽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얼마전 확인해보니 봇전을 총 1,500판 정도 했던 걸로 나왔습니다.

대략 판단 15분씩만 해도, 여기에 갈아넣은 날이 차고 넘치는군요.

 

여튼, 그렇게 재미없게 했던 게임을 어쩌다 빠지게 되었느냐

다른 게임들을 많이 찍먹하면서 지내던 중 다시 한 번 이 게임을 하게 되는 상황이 왔습니다.

역시나 롤에 빠져 있던 많은 이들이

"너 롤 해?" 하면서 무슨 매크로마냥 물어보는 질문 세례에

그냥 쫌 한다면서 같이 몇 번 하다보니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컴퓨터를 켜서 롤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나도 모르게 빠지면서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유일하게 기억나는 한 장면이 있는데,

'노틸러스' 라는 굉장히 몸집이 큰 케릭터가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탑 챔프로 쓰였는데 그 쓰임 횟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가 이 케릭터가 공속이 빠르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갑작스런 궁금증이 생겼고

봇전도 아닌 그냥 1:5로 봇전을 생성하여 타워 밀기 봇전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렇게 정말 조금씩 성장하다가 결국 2.5 정도의 공속이 찍힌 노틸러스의 모습은 그야말로

타워 괴물이 따로 없었습니다. 평타 속도만 빠른 것이여서 솔직히 게임 자체에는 큰 메리트가 없었지만

그 커다란 깡통떼기가 무지막지한 공격속도로 타워를 미는 것을 보니

정말 언밸런스한 게 너무 귀여웠습니다.

그렇게 그 케릭터로 타워 밀기만을 진행해서 성공하니, 뭔가 저만의 메타같고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물론, 그후로는 다신 노틸러스로 공속을 올려 게임한 적은 없습니다. 한 번 해냈으니 더이상 할 이유가 없었죠.

 

그렇게 게임을 조금씩 계속하면서 나만의 케릭터를 찾던 와중

롤 프로게임단의 영상을 보면서 정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아주부 프로스트' 를 엄청 좋아했습니다.

그 팀이 굉장히 막강해서 다른 팀들을 다 뚜까패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끈기있게 다른 팀들을 지지고 볶기도 하고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고 외국팀들에겐 특히나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뭔가 끈끈한, 남자의 애절한 우정같은 모습을 보여 엄청 좋아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게임단 내부 게이머들도 화합이라기보단 분란이 있어 누군가 나가기도 하고 그 자리를 팀원 중 '장건웅' 이라는 한 명이 메우기도 하고 그러면서 탑이였던 자리를 '샤이' 라는 든든한 새 탑라이너를 등장시켜 언제 어디서나 1인분 역할을 하게 만들고, 기복이 엄청 심한 '레피드스타' 가 흥하는 날은 전체를 씹어먹기도 하고, 힘들 때나 언제나 메갓, '매드라이프' 라는 서포터가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어 서포터임에도 경기를 역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정글은 초식정글러의 대명사인, 지금은 최고의 해설인 '클라이드템플러' 줄여 '클템'이 초식임에도 꿋꿋하게 형의 모습으로 팀을 지원하는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게 이 팀은 결국 '월드챔피언쉽' 이라는 매년 열리는 롤 월드컵에서 2등을 차지하는 영광을 이루었고, 그 결승전이 일요일에 열렸는데 그 경기를 보기 위해 집에서 쉬고 있는 어머니, 형을 제쳐두고 저는 그 경기에 열중하였습니다. 기억은 정확히 안나지만 당시 저는 재수생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10월에 있었으니까 바로 다음달이 수능인데 재수생이라는 자식이 게임에 미쳐 '월챔'을 본다? 흠.. 당시에 형과 어머니가 어떻게 저를 보셨을지 갑갑하기 그지 없지만 전 정말 미친듯이 환호했었습니다.

 

지금까지 롤 프로게임을 계속적으로 본 건 아니지만, 저는 '아주부 프로스트'에서 SKT T1의 팬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SKT의 면모는 가히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뚜까패는 건 기본이고, 무패우승, 월챌 단 1패만을 허용! 하는 등의 진기한 기록들을 갱신하는 걸 봐왔었습니다. 당연히 그 주축에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있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솔직히 지금의 페이커의 인기를 만들어준 것은 아시안게임의 우승이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지금의 인기란 어른들까지도 다 아는 유명인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9시 뉴스에도 나오는 등 이상혁 선수의 인기에 대해 얘기하는 건 많았습니다. 그러나 '워크3' 의 장재호 선수처럼 아는 사람들에게는 신으로 불리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게임판을 아시안게임 이라는 국제 칭호로써 금메달을 거머쥔 우리나라는 속칭 국가적인 위용으로 페이커는 롤계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2024년의 이전 우승이 SKT였다는 걸 감안한다면 나이가 프로게이머로써 황혼기 혹은 그 이상이 지난 페이커에게 있어서는 절대 그 누구도 실력을 탓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인물임에는 확실합니다. 참 안타까운? 아니 조금은 아니러니한 상황 하나인 건, 페이커가 로얄로더를 하진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건 아직까진 제가 알기론 아무도 못했지만 SKT 라면 할 수 있을까 했지만 딱 그당시 트로피 1개씩을 가져오지 못해 성공하지 못한 점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그리고 또 놀라운 건, 2023년도 로얄로더를 이룰 팀이었던 중국팀을 SKT가 저지했다는 것도 참 재밌는 상황입니다.

 

 

위의 많은 내용을 적었지만 저에게 있어, 아니 게임 역사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라고 볼 수 있는 하나의 장면을 뽑자면, 저는 데프트의 롤드컵 우승으로 뽑고 싶습니다. 이 경기는 SKT의 팬인 저조차, 져도 OK 라고 할 정도로 멋지고 뜨거웠던, 오해가 희대의 명언을 만들어내었던 정말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 전체를 꿰뚫었던 단어, '중꺾마'가 바로 이 시즌에 나왔습니다. 여담으로 이 단어는 데프트 님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데프트 님은 이런 얘길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데프트 님의 경기 후일담을 어떤 기자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제목을 적어서 올렸을 뿐인데, 이후 데프트 님의 팀인 DRX가 최하위 시드부터 시작해서 시즌 우승, 그후 롤드컵에서도 최하위 시드에서 시작해서 SKT를 꺾고 우승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이 말은 2022년도 최고의 단어에 선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데프트 라는 선수의 10년의 롤 프로게이머 역사와도 함께 버무러져 10년의 기다림과 롤드컵 우승 후의 데프트 님의 항상 의연한 모습에서 뜨거운 눈물을 보인 그 수상소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최고의 단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롤판에서만해도 엄청난 퍼포먼스였는데, 연기된 2023년 초 월드컵에서도 우리나라가 그 어려운 시기에도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하면서도 다시 한 번 이 단어가 빵 터집니다. 포르투갈을 이기고 나서도 같은 조의 다른 팀 선수들의 경기를 마쳐야 16강을 올라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중간에 벤투 감독의 퇴장에서도, 극적인 극장골로 2:1로 이기고, 이후 우루과이의 경기에서도 어떤 상황에서건 우루과이에게 질 수 없다는 모습을 보인 가나의 모습으로 인해, 정말 이 모든 상황들이 어우러져 '중꺾마'의 외침은 하늘을 치솟았습니다.

2022년 대표단어 '중꺾마'!! 이런 모습 때문에 사람들이 스포츠를 보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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