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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리와 SNS 마케팅, 그리고 가족 간의 소통이 녹아있는 영화
원제는 셰프(chef)이지만, 국내 개봉할 때는 '아메리칸 셰프'로 2015년 1월 7일에 개봉했습니다.
이외적으론 별 내용은 없습니다. 예전엔 이게 어떤 사람을 빗대어 만든 작품이다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찾아보니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소개는 간략하게 이만 끝내고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LA에서 유명한 골루아즈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 칼 캐스퍼. 오늘은 유명 요리 비평 블로거인 램지 미첼(약간 고든램지 짭퉁으로 만든 거 같음..)이 식당에 찾아와 시식하는 날로, 칼은 그를 맞이할 주방 준비로 바쁩니다. 칼은 아들 퍼시와 함께 식재료 장을 보러 시장에 가서는, 그곳에서 냄새에 이끌려 맛난 소세지 샌드위치를 아들과 함께 사먹습니다. 그렇게 즐기면서 좋은 식재료를 공수해온 칼은 비평가를 위해 오늘의 메뉴를 전체적으로 손보기 시작합니다. 이때 들어오는 골루아즈 레스토랑의 사장, 계약으로는 주방쪽은 칼에게 맡긴다고는 했으나, 약간은 독단적인 칼의 정말 한번의 선택으로 레스토랑의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칼과 맞서 싸웁니다. 결국, 메뉴는 평소대로 유지되고, 비평가 램지는 쥐도 새도 모르게 레스토랑에 와서 음식을 먹고 사라집니다. 영화에서 램지가 식사하는 장면은 아예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날밤 직원들은 리뷰를 읽으려는 칼 주위로 다같이 모여 리뷰 내용을 듣는데, 내용은 처참했습니다. 정말 글로 부끄럼쟁이, 샤이보이로 만들어버리는 램지의 글에 칼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습니다. 칼은 원래 자신의 방식인 '소신대로' 하고 싶은 요리와 고객이 만족할만한 요리 사이에서 고민하며 밤에 자지도 않고 새 메뉴를 개발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다음날 출근하는 직원들이 칼의 새 메뉴를 맛보곤 감탄함과 동시에 '트위터 따윈 무시하라'고 2명이나 지나가듯 칼을 위로합니다.
그렇게 찜찜하게 집으로 돌아온 칼은 마침 아들 퍼시가 트위터를 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나서, 퍼시에게 자신의 트위터 계정도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트위터에서 자신에게 쓴 글을 보고 화가 났고, 그외적으로도 다른 이들에게 램지가 쓴 글을 보며 칼은 그냥 개인한테 메세지 보내는 줄 알고, 램지에게 욕설이 담긴 트윗을 올립니다. 그 글은 삽시간에 퍼졌고 램지 또한 굉장히 부정적으로 리트윗을 달아서, 결국 칼은 램지에게 이를 보고 참을 수 없다며 재결투 신청 메세지를 보냅니다.
그리고는 재결투하는 날이 오자, 칼은 이번엔 자신의 소신대로 개발한 새 메뉴를 준비해서 만반의 태세로 돌입하나 역시나 또다시 레스토랑 사장이 나서서 이를 막아섭니다. 칼은 이번만은 포기할 수 없다하고 지금 손님들도 다 재결투를 보기 위해 오는 것이라고 하나, 사장은 다시 한 번 절대로 메뉴를 변경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려 들지 않는 사장을 보며 칼은 고성을 치며 레스토랑을 빠져 나가고, 식당을 찾아온 램지는 또 똑같은 기존메뉴를 먹습니다. 보면서 기존과 똑같다보니 어이없어 하는 장면이 그대로 나오는데, 저라도 그럴 거 같습니다. 이에 램지는 음식을 먹는 도중에 트위터에 칼이 도망친 거라면서 칼을 비꼬고, 칼은 열이 뻗쳐 식사 중인 램지를 찾습니다. 그리고는 당신이 음식에 대해서 알기나 하냐면서 고성방가를 치고 음식을 집어서 던지고 생난리를 칩니다. 이 화면은 주변인들이 영상으로 다 찍어서 여러 SNS로 퍼져나갔고 이미 그만둔 골루아즈 외에도 다른 레스토랑에서 다 셰프 제안을 거절당합니다.
딱 이 시기 전처인 이네스는 친가인 마이애미로 퍼시를 데려가려 하는데 딱히 하는 일 없으면 보모 입장으로 칼도 같이 가자고 합니다. 전처임에도 그리고 자신의 상황도 있고 하니 칼은 제대로 반항도 하지 않고 그냥 마이애미로 따라 나섭니다. 그리고 퍼시와 함께 마이애미에서 즐겁게 지내고 저녁엔 전처의 아버지인 전 장인어른과 식사를 합니다. 거기서 먹은 샌드위치가 너무도 맛있었고, 심지어 팔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까지 합니다. 그리고 마침 떠오른 게 전부터 자신에게 "당신은 누구 밑에선 일 못해. 푸드트럭 같은 거 해보는 게 어때?" 라고 했던 전처 이네스. 칼은 자존심을 무릎쓰고 이네스에게 푸드트럭을 해보고 싶다며 이네스의 전전남편인 마빈에게 푸드트럭을 구매할 수 있도록 얘기를 해달라고 합니다. 자존심 굽히고 전 아내의 전전남편에게 값싸지만 괜찮은 푸드트럭을 한대 사게된 칼은, 그 푸드트럭의 청소를 아들과 함께 그리고 전화하니 찾아온 전 동료 마틴과 함께 합니다. 정말 힘들게 푸드트럭 청소를 끝낸 이들은 이제 전국을 돌며 샌드위치 푸드트럭을 준비하는데,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2. 요리를 단순히 음식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 안에는 컬러감, 맛, 조화 등 정말 디쉬 하나에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게 담겨있습니다.
같은 샌드위치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트위터로 마케팅을 잘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여기엔 숨겨진 내용이 있습니다. 영화 내내 도시를 옮길 때마다 그 지역의 특산품과 연계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조금 아쉽다면 이 부분을 티냈다면 원래 칼이 항상 음식을 지멋대로 만들고 싶어하는 부분을 표현해줬을텐데 이 부분을 슥 넘기는 바람에 캐치할 사람들만 캐치해내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찾아냈다면 '역시 칼이구만!' 했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전개 속도가 빠르며, 현실반영이 아주 괜찮은 영화입니다. 또한 복선도 자연스럽죠. 예를 들어, 푸드트럭 메뉴에 샌드위치로 정한 부분의 복선이라면 가족여행 갔을 때 쿠바 샌드위치가 간단하면서도 맛있었기 때문에 이를 재현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출발하는 장면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저는 이 영화가 스폰서쉽을 아주 잘 해냈다고 생각하는데, 트위터에 대한 광고를 아주 적재적소에 기가 막히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재결투의 모습에서도 트위*에 새로 가입해서 싸우는 모습도 나오고, 푸드트럭을 진행하면서도 아들이 푸드트럭 안에서 마케팅 역할로써 트위*를 이용한 부분도 아주 잘 영화에 녹여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명 SNS는 실시간이기 때문에 홍보, 마케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알려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처음엔 아들과 그래도 잘 소통하는 아버지 칼의 모습인 것처럼 나왔지만, 알고보니 외적으로만 친하고 마음으로는 잘 통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습니다. 그리곤 칼과 아들 퍼시의 여행을 통해서 진정한 소통과 관계 개선, 그리고 이들이 생각하는 변주를 주는 각종 샌드위치를 잘 보시면 볼 수 있는 점도 꽤 훌륭한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전처가 참 고급스럽게 예쁘게 생겼습니다. 영화적인 요소지만 칼에겐 아까울 정도로요. 아, 그리고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었는데! 남이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A라는 것을 해보길 희망한다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더라도 한 번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에선 칼이 전처의 말에서 푸드트럭 얘기가 나오면 항상 무시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 또한 친구가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을 항상 몇년 전부터 해보라는 말이 있었죠. 근데 정작 자신이 급박하니 푸드트럭을 운행했는데 정말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알았고, 저 또한 크로스핏 이라는 운동을 몇 번 해보니 '이게 정말 내가 평생 찾던 운동이야!'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남이 아닌 당신을 정말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그 이가 당신에게 이걸 꼭 해봤으면 좋겠다라고 한다면 시간을 버린다고 생각하더라도 한번 해보세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평가해보시길 바랍니다.
비평가란 직업에 대해서 칼이 언급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요리사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고 비평가는 요리를 먹고 평가하는 사람입니다. 분명 서로 마찰이 있을 순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평가가 되고 싶은 입장에서, 그래서 요리를 하면서 비평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던 영화입니다. 알고 덤벼야 말이라도 통하지, 의도를 정확히 파악도 못하면서 이거 맛없어 하기에는...뭔가 어른스럽지도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간에 경찰이 맥 커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이 은근 템포를 싹 죽이는데 처음엔 '이게 뭔 맥 커터야, 뭐야~ 영화 진행 잘되고 있었는데' 했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전체적으로 영화 템포가 너무 빨르기 때문에 저렇게 어거지로 템포 죽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급락 헤피엔딩에 지금까지 칭찬일색을 한순간에 후회로 만들어버린 영화
영화를 보실 분들은 결말에 너무 낙담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보시면 낙담하시긴 할건데..미리 말씀드리자면 결말을 저렇게 할 거 였으면 맥 커터 경찰 내용은 아예 삭제해도 괜찮았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또한 중간에 영화 끝나기 15분 밖에 안남았는데도 클라이맥스로 가는 느낌도 아니었고, 그냥저냥 여러 일들이 쭉 펼쳐지는 느낌이어서 이게 생각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기승전결이라는 말이 있듯이 뭔가 빡 한번은 치길 바랬는데..전체적으로는 좋았지만 한방이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잼잼펀치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말이죠.
영화 초반에 데자뷰 같은 장면이 3번씩도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원래 영화적인 요소는 데자뷰가 2번까지만 나오면 '오~ 전개 좋은데~' 하지만, 3번 이상 나오는 순간부터 '전에 나왔던 거 아닌가?' 하면서 시청자들은 영화를 보는 시각이 루즈하고 지루해진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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